영화 "겟 아웃(Get Out, 2017)" 리뷰 - 공포의 외피 속에 숨겨진 인종주의의 민낯

1. 요약

영화 "Get Out"은 공포 영화의 외형을 빌려 인종 차별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날카롭게 파고드는 사회적 심리 스릴러입니다. 흑인 남성이 백인 여자친구의 가족을 처음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상한 분위기, 그리고 그 속에 숨겨진 거대한 진실은 관객을 끝까지 긴장하게 만듭니다. 이 영화는 단순한 서스펜스를 넘어, 무의식 속에 내재된 차별과 지배 구조를 드러내며 관객에게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게 만듭니다.
 

 

2. 서론

2017년, 장르 영화계에 한 편의 문제작이 등장했습니다. "겟 아웃(Get Out)"은 전형적인 공포영화의 구성을 갖고 있으면서도, 그 중심에 인종 차별이라는 민감한 주제를 정면으로 배치한 작품입니다. 흑인 주인공이 백인 사회 속에서 겪는 이질감과 불안은 관객에게 단순한 스릴이 아닌 불편한 현실 인식을 유도합니다. 감독 조던 필은 이 영화를 통해 장르의 재미와 사회적 메시지를 절묘하게 결합시켰으며, 그 결과 오스카 각본상을 수상하며 평단과 대중 모두에게 인정받았습니다.
 

3. 본론

영화는 흑인 청년 크리스가 백인 여자친구 로즈의 집을 처음 방문하면서 시작됩니다. 처음에는 다정하고 개방적인 가족처럼 보이지만, 시간이 갈수록 주변 인물들의 행동에서 이상한 기류가 느껴집니다. 흑인 하인들의 기계적인 표정, 무의식 중 나오는 차별적 언행은 겉으로는 호의처럼 포장되었지만, 그 속에는 은근한 지배의식이 숨어 있습니다.
 
관객은 주인공과 함께 '정상처럼 보이지만 어딘가 이상한' 분위기를 감지하게 되며, 영화는 점차 공포의 강도를 높여갑니다. 이 지점에서 "Get Out"은 공포의 본질을 '괴물'이 아닌, 사람 사이의 위선과 권력관계로 설정하며 기존 장르 공식을 비틀어냅니다.
 
영화의 핵심 장면 중 하나는 주인공이 "Sunken Place"에 빠지는 장면입니다. 이는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지만, 자신의 의지를 전혀 행사할 수 없는 상태를 상징합니다. 말 그대로 눈은 떠 있지만 행동은 타인에 의해 조종당하는 구조입니다.
 
이 설정은 흑인 캐릭터가 백인 사회에서 겪는 현실을 은유적으로 표현합니다. 겉으로는 평등하게 보이지만, 내면에서는 철저히 배제되고 지배당하는 구조를 시각적으로 드러낸 장면입니다. 이는 "Get Out"이 단순한 스릴러를 넘어 사회 구조 비판의 도구로 가능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영화 후반부, 크리스는 그 억압의 공간에서 탈출하고 반격에 나섭니다. 이는 공포 영화에서 희생자 위치에만 머물던 흑인 캐릭터의 역할을 완전히 전복하는 순간입니다. 피해자에서 주체로, 공포의 대상에서 저항의 주체로 변화하는 이 구조는 장르적으로도 매우 신선하며, 동시에 통쾌함을 안겨줍니다.
 
감독 조던 필은 이러한 구조를 통해 "무의식적인 인종주의야말로 진짜 공포"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이 영화는 그것을 가장 극단적으로 시각화함으로써, 오히려 관객이 더 깊게 생각하게 만듭니다.
 

4. 결론

"Get Out"은 단순히 흥미로운 반전을 가진 공포 영화가 아닙니다. 겉은 평화롭지만, 그 안에 깊이 뿌리내린 차별과 억압을 정면으로 응시하는 사회비판적 스릴러입니다. 이 영화는 관객에게 공포를 전달함과 동시에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는 정말로 평등한 사회에 살고 있는가? 나의 말과 행동에 무의식적인 편견은 없었는가?
 
공포를 통해 사회를 읽고, 인간 내면의 위선을 파헤치는 "Get Out". 불편하지만 반드시 한 번은 마주해야 할 영화이며, 지금 이 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습니다.